▪️Painter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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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h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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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유리된 존재로서 어딘가를 부유하는 듯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 막연한 소외감, 먹먹한 허공에 머무르는 감각을 이미지로 구현하려 합니다. 이 세계와 나 사이에 흐르는 영겁의 시차를 직면하는 순간을 담아냅니다.

나는 길거리에서 안전고깔 같은 사물들을 사진으로 수집하고, 허구의 풍경에 넣습니다. 잘린 뿌리를 감싸줄 한 줌의 흙을 상상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어느 대자연을 꿈꾸며, 넓고 광활한 평지에 누워서 잠시나마 안온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나를 대신해 주인공이 되어 줄 사물을 놓습니다.

이 사물들은 도시에서 수시로 발견되지만 '도시 사진 공모전'과 같은 관념적 도시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원색의 조합과 독특한 장신구, 그림자나 계절에 따라 생긴 우연한 곡선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미적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또한, 그 어디든 스스로 점유할 수 없습니다. 도시를 세우는 데 사용되지만 일이 끝나면 곧바로 치워지며, 주택가에서는 파손된 채로 도로나 주차장 한 켠에 버려지는 게 일상입니다.

이를 보며 월세 전전하며 떠도는 청년들, 집이 있어도 애착할 장소가 없는 사람들을 떠올립니다.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았던, 마음 놓을 곳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기합니다. 더 깊이 생각하다보면 인간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겪어야 하는 고독, 이따금씩 곁을 스치던 그 허공을 마주하게 됩니다.

반면 사진은 언제나 특정한 장소와 순간에 실제로 존재한 것을 담아냅니다. 그래서, 어떤 존재의 가장 분명하고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됩니다. 저는 사진을 통해 실체 없는 '나'를 현재 여기에 고정시킴으로써, 물감으로 덧칠함으로써 세계의 한 부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가장 솔직한 고백으로 존재의 시차를 표현하려 합니다.

🖼️ 전시

개인전 2022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시, 아트룸 블루, 서울

단체전

2025   정오의 앤솔로지, 미진플로어, 서울

2025   유랑하는 몸, EIP, 서울

2025   휘지 않는 나무, 더갤러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