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tellations of Us: Amor Mundi
무진, 윤주연, 이지원, 이해림, 최인영
기획: 이시호

사랑은 밤하늘의 별을 이어 별자리를 만드는 마음과 닮았다. 흩어져 있는 빛 사이에서 선을 발견하고, 어떤 형상을 읽어내 이름을 붙이는 마음. 나와 너 사이의 아득한 거리를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손을 뻗어보는 마음. 사랑은 바라는 모양대로 완성되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고 바라며 선택하는 것으로 조금씩 이루어진다.
별자리를 만드는 데는 각자의 고유한 빛과 두 개 이상의 별, 그리고 그들이 함께 머무는 밤하늘이 필요하다. 사랑으로 말하자면 특별한 대상에 대한 갈망으로 둘만의 관계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는 세계 자체를 긍정하고 지속시키려는 태도일 것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말한 ‘아모르 문디(Amor Mundi)’, 세계에 대한 사랑처럼.
전시 《이루고 싶은 사랑》에서는 이해림, 이지원, 최인영, 윤주연, 무진의 회화를 통해 이러한 사랑을 바라본다. 각자의 빛과 떨림에서 시작하는 사랑은 타자와 만나 행복과 상실을 오가며 세계를 넓혀간다. 그 과정은 분명 지난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은 이루고 싶은 것이다.
이해림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과 새의 날개를 스치는 바람, 강 위에 부서지는 윤슬처럼 아주 작고 일상적인 평화에서 생명력을 발견한다. 〈반짝이는 푸른 마음〉에서 생명이 뿜어내는 푸른 빛은 천 위로 스미듯 펼쳐지며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환한 에너지를 더듬게 한다. 살아 있다는 감각은 곧 타자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이 된다.
이지원은 불꽃, 연기, 빛처럼 고정되지 않는 현상에서 포착한 인상을 여러 겹의 레이어로 펼쳐낸다. 〈천막 위의 빛〉은 햇살이 천막에 비쳐 흔들리던 장면을 담았다. 작가는 유난히 강렬하게 다가온 찰나의 감각을 세세히 추적하며 다층적인 색의 파편으로 분해한다. 유동적인 에너지는 평면에 응축되어, 결코 단일한 얼굴로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의 일렁임을 드러낸다.
최인영은 타자와의 만남이 남긴 흔들림을 기록한다. 〈10월이 오기 전에〉와 〈2월의 소파〉에서는 접촉의 잔상이 흐릿하게 겹쳐지고, 칼과 가위 같은 날붙이가 화면을 가른다. 이들은 지난 사랑이 남긴 상처를 가시화하면서도, 사랑의 감정과 기억이 쉽게 사라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사랑을 간직하려는 열망 속에서, 상처는 사랑의 일부가 된다.
윤주연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율을 몸의 균형으로 드러낸다. 〈영원히 찬란하기 위하여〉에서 두 인물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미묘하게 어긋난 대칭 구조를 이룬다. 지워진 얼굴과 엇갈린 시선은 밝은 색채와 도상 속에서도 애정의 정서가 아닌 자세를 주목하게 한다. 이는 사랑이 저절로 주어지는 조화가 아니라, 서로의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며 얻어내는 치열한 실천임을 보여준다.
끝으로 무진의 작업은 사랑을 계속해서 선택해야 하는 수행으로 제시한다. 〈사랑 영원 신화〉 속에서 영원한 사랑이 잠든 신전은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 장소이며, 그 앞을 지키는 것은 장엄한 울타리가 아닌 연약한 고사리다. 이는 사랑이 필연적으로 좌절을 동반함을 인정하면서도, 환상을 내려놓고 그 취약함을 견디는 과정 자체가 되려 영원에 가까워지는 길임을 시사한다.
《이루고 싶은 사랑》은 완성된 결론이 아니라, 도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다시 시도되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세계를 인정하고, 서로의 다름을 견디며, 흩어진 별들 사이에 다시 선을 그어보려는 마음. 이 전시가 각자의 밤하늘 아래 그 느리고도 불완전한 연결의 과정을 함께 바라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글 이시호